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서울적십자병원 내과 진료실 접수대의 모습. 휠체어를 타고 바로 진료 접수를 할 수 있다.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휠체어에 탄 채 몸무게를 재고 누운 자세로 키를 측정한다. 검진대로 옮겨갈 때는 전동 리프트가 이동을 돕는다. 서울 공공병원들이 장애인이 의료기관에서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검진 방식과 진료 공간을 바꾸고 있다.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2일부터 장애인 건강검진을 시작한다고 이날 밝혔다. 장애 특성에 맞춘 장비와 인력, 편의 서비스를 한곳에 갖춰 예약부터 검사, 결과 확인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지난 1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은 전국 111곳으로, 서울은 17곳뿐이다. 장애인 검진은 전용 시설과 장비, 수어 통역사 등 전담 인력이 필요한 데다 한 사람을 검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 민간 의료기관이 운영하기 쉽지 않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2024년 장애인의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63.4%로 비장애인(75.6%)보다 12.2%포인트 낮았다. 반면 19세 이상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84.8%에 달한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74949
어린이병원은 휠체어 체중계와 누운 자세에서도 측정할 수 있는 신장계, 이동식 전동리프트, 특수 휠체어 등 장애 특화 장비 9종을 도입했다. 주차장과 화장실, 탈의실 등 편의시설도 개선하고 승강기를 교체했다. 등받이를 떼어낸 채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할 수 있는 휠체어와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도 마련했다.
서울어린이병원이 2일부터 장애인 건강검진을 시작한다. 사진 서울시
예약할 때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 병원이 휠체어 이용과 이동 보조, 의사소통 지원 등 필요한 서비스를 미리 준비한다. 검진 당일에는 지원 인력이 이동과 안내를 돕는다. 청각장애인에게는 수어 통역을 연계하고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로 된 검진 결과를 제공한다. 장애인이 장애 특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서비스 비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안전편의관리비로 부담한다.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경우 보건소 서비스 등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관리받게 할 예정이다.
남민 서울시 어린이병원장은 “건강검진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라며 “장애인이 가까운 곳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검진받을 수 있도록 공공병원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적십자병원도 지난달 29일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해 내과 진료실과 대기실을 개선했다. 휠체어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접수대를 낮추고 이동 통로 폭을 1.5m로 넓혔다. 벽에는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고 안내판에는 큰 글씨와 선명한 색채를 적용했다. 시력이 약한 고령자나 병원을 처음 찾은 환자도 쉽게 진료실을 찾을 수 있게 디자인했다.
서울 적십자병원은 복도 폭을 1.5m로 넓히고, 진료대기자를 위해 접이식 의자를 설치했다.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병원 외에도 무료급식소와 공영주차장, 국가유공자 주거시설 등 4개 기관의 5개 공간을 개선하고 있다. 개선 전후 결과는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74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