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병원신문)공공의료는 시혜가 아니라 사회적 책무입니다
- 작성일
-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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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실질적인 의료 수요 있는 곳에 재정 지원 필요
채동완 서울적십자병원장 '함께 하는 리더십' 실천
채동완 서울적십자병원장 '함께 하는 리더십' 실천
채동완 병원장
120년 역사를 지닌 서울적십자병원은 서울 도심의 심장부에 자리 잡고 있다.
주변에 유수한 대형병원들이 즐비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다른 병원 진료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많이 찾는 병원 중의 하나다.
채동완 병원장은 “공공의료란 곧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필수 진료”라며 “그 역할이 바로 서울적십자병원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채 병원장은 2022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정년퇴임한 후 잠시 휴식기를 갖던 중 서울적십자병원에 신장내과 전문의가 없어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신장질환은 협진이 필수인데, 전문의가 없으면 수술이나 응급처치가 막힌다. 환자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
채 병원장은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연봉이 훨씬 높은 제안도 있었지만, '진료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는 곳'을 택했다.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건 돈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곳에는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진료가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서울적십자병원에는 고령자, 외국인 노동자, 의료급여 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많다.
대학병원에선 보기 힘든 환자들이다. 70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70%를 넘는다고 한다. 인터넷 예약이나 병원 이동도 어렵다. 상급종합병원에 실질적으로 접근하기 힘든 환자들이다.
채 병원장은 “서울은 의료시설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여러 공공의료 지원사업에서 배제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의료 수요가 있는 곳에 지원해야 하며, 그것이 진정한 공공의료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적십자병원은 매년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작년보다 올해는 더욱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수가 상승은 미미한데 임금과 유지비는 급격히 올랐고, 통상임금 판결 이후 더 큰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지방의료원은 지자체가 적자를 보전하지만, 서울적십자병원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성금으로 운영되는 대한적십자사 소속이라 차입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지원이 끊기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건복지부의 지원은 의료장비 구입이나 시설개선 비용 지원에 국한돼 있다. 대부분의 진료가 원가보전이 안 되는 필수진료로 이루어지는 서울적십자병원은 적자를 벗어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서울적십자병원에는 현재 전공의가 한 명도 없다.
채 병원장은 “공공병원이라면 지역에 관계없이 최소한의 교육 인력을 배정해야 젊은 의사들이 공공의료의 현실을 보고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은 인력난과 재정난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고 있다.
최근에는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자수성가하신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누구나진료센터'를 개소,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기업 등에서 지속적인 기부를 받아 취약계층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적십자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에서 정한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경영적인 어려움에도 피고용인 친화적인 정책을 기조로 운영한다.
채 병원장은 "사명감을 가진 직원들의 헌신이 병원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스스로도 ‘함께 하는 리더십’을 실천한다.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만나야 병원의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도 보인다”고 말했다.그리고 병원장실을 회의 공간으로 개방하는 등 직원들과 동고동락한다.
서울적십자병원은 코로나19 때도 중증·응급환자를 포기하지 않았다.
2차병원이 국가 의료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경증환자를 맡아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는 문을 열어주고, 치료 후 다시 지역으로 복귀시키는 ‘순환형 진료체계’가 바로 공공의료의 핵심이라고 했다.
공공의료의 완결은 치료가 아니라, 환자가 다시 사회로 돌아가는 데 있다.
채 병원장은 “공공의료는 시혜가 아니라 사회적 책무”라며 “서울 한복판에서조차 의료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와 시민이 공공의료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함께 지켜준다면, 서울적십자병원은 충분히 자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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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병원신문(http://www.kh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