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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벼랑 끝 지방 의료] ③ 고액 연봉에도 의사 없다…의대 신설도 '간절'

작성일
2023.08.30
조회수
731
거창적십자병원, 3억 7천만 원 '의사 채용' 문의 없어
고령 환자 많아…간호 인력도 10여 명 이상 부족해
"공공병원 지원·지역 의대 신설까지 간절"

[앵커]

'벼랑 끝에 놓인 지방 의료' 기획 보도 이어갑니다. 

지역 공공병원인 거창적십자병원에서는 연봉 3억 7천만 원에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간호 인력도 부족한데요.

지역에서는 공공의료에 대한 지원도 늘리고, 인력 확보를 위한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김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창과 합천, 함양을 책임지는 공공병원인 거창적십자병원.

지역에서 유일한 응급의료기관으로 하루 평균 백 명의 환자가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병원의 상황은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고령이나 중증 환자가 대부분이라 간호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턱없이 부족합니다.

열 명이 넘는 간호사 채용 공고를 내고 다섯 달 만에 겨우 한 명을 구했습니다.

빈 병실이 있어도 간호사가 없어서 환자가 입원도 못 하는 상황입니다.

[배지영 / 거창적십자병원 간호팀장 :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를 못 받는, 병동을 폐쇄해야 되지 않느냐 이 고민을 해야 된다면…실제로 지방에 있는 간호사들은 거의 없잖아요, 지금 현재. 그러면 의료진도 없고 간호사도 없기 때문에 실제로 국민들이나 지역 주민들의 건강은 아예 (의료 혜택을) 못 받고 있다고….]

더 큰 문제는 응급실입니다.

연봉 4억 원에 가까운 공고를 내걸고 응급의학전문의를 찾고 있지만, 한 달째 전화 한 통 없습니다.

주말에 찾는 환자만 평균 160명 이상.

어쩔 수 없이 일반의사들이 한 명씩 교대로 응급실 당직을 서고 있는데, 밥은커녕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습니다.

[최 준 / 거창적십자병원 병원장 : 전국적으로 우리가 사회 안전망을 구축한다고 하면 도시에 비해서 이런 의료취약지구에 투자하는 비용이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나라 전체가 국민들에게 안전망을 충분히….]

지방의 '의료 사각지대'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구 천 명당 의료기관에 있는 의사 수를 보면, 경남은 2.6명으로 전국 평균인 3.2명보다 낮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응급실 의사는 2.1명에 그치면서 전국평균인 4.5명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특히 대형병원이 있는 창원과 양산 등을 제외하고 군에서는 응급의학 전문의가 거의 없습니다.

지역에서는 공공의료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의과대학 신설이 절실하다고 호소합니다.

[박영호 / 창원대학교 기획처장 : 정원을 증원하는 것은 정말로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의 미봉책에 불과하고 현재 시장 논리에 의해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는 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공공성을 담보로 한 공공의대 개념이 반드시 지역에 도입돼야만….]

섬마을 유일한 의료 혜택인 병원선은 한 달에 한 번.

평소에는 배와 버스를 타고 반나절이 걸려서 병원에 가고, 

겨우 한 달에 서너 번인 산부인과 버스를 기다리면서 왕복 2시간 거리의 병원에 다니고, 

고액 연봉에도 의사가 없고 간호사까지 없는 벼랑 끝 지방 의료.

지난해 경남에서는 병원에 가고 싶지만, 제때 가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헬로tv뉴스 김수정입니다.